사회적 불안과 고통은 개인에게도 전이된다.
새벽녘 희미한 빛줄기가 커튼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잠결에 깜짝 놀라 오늘 날짜를 보고, 시각을 확인하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렇게 불편한 잠을 잔 것이 이제 3개월이 되어가는 것 같고, 오늘은 대망의 월요일. 이번 주는 비상개엄을 선포한 내란세력이 헌법적인 판단을 기다리는 주의 시작날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내가 보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 불안을 외면하고 무시하며 일상에만 몰입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렇게 내 생각을 남겨 본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 상담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의 불안과 현재 시점에서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오는 감정에 관심과 깊이 있는 고민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2025년 봄은 암울하고, 답답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사회적 불안을 엄청난 충격으로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를 외면하고, 본인이 만나는 내담자만을 걱정하고, 자신이 맡은 상담만 문제해결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전문가적 소신이 없는 것이며, 나무 한그루를 배어서 숲길을 만들겠다는 허구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우리사회 전반이 불안과 극단적인 대립,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심리적 진통을 극심하게 앓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이유를 알 수 없이 두려움에 쌓이게 되고, 누군가 나를 건드려주기만을 기다리는 뽀족한 바늘을 품은 과잉반응의 까칠이가 되고 만다. 이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다루는 개인상담,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회가 요동치고, 어찌할 수 없는 분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마음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만 강해지고, 힘겨움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회의 아픔도 상담사, 심리상담사가 다루어야 할 문제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엄청나게 많은 상담사가 배출되고 있는 요즘 그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아픔도 함께 돌보면서 전문가로 한걸음씩 나아간다면 사회의 아픔과 고통이 조금은 빨리 치유되고 크게 곪아 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욕이라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십시오.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1592년 임진왜란을 경험하던 시기에 우리 역사상 욕(욕설)이 가장 많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사회적 고통과 아픔은 개인에게도 전이가 되고, 나도 모르게 통증으로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