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칼럼 |

∙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서 남녀 3명 숨진 채 발견(연합뉴스, 2024-08-01)

∙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 자살을 결정하게 되는 요인

오늘도 뉴스 지면을 통하여 3명의 소중한 목숨이 세상과 이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기사를 접하면서 계속적으로 표현되는 ‘극단적인 선택’ 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소중한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어야 했던 20대, 30대 청년의 모습들을 그려보면서 긴 한숨만 나오는 현실을 한번더 확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통계청 발표 자살자수는 1만 2,906명으로 하루 평균 35.7명이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자살 Suicide,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그들은 특별한 사람일까요? 왜,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우선 자살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직면할 수 있는 질병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암에 걸리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는 것처럼 자살Suicide 역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병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가 항암치료 등으로 열심히 투병하는 것과 같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도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자살과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0:50이라는 삶과 죽음의 자살 저울 위에서 아찔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이 자살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살자의 이중심리)

일반적으로 자살을 설명할 때 자살을 결정짓는 요소로 2가지의 요인과 3가지의 심리가 작동할 때 사람들은 자살 앞에서 방법 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두 가지 요소 중 첫째는 ‘생물학적/정신의학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신과적 병리(우울, 양극성장애, 경계성 인격 장애)와 암과 불치병 판정 등으로 미래 계획이 무의미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회적/개인적 심리적 요인’이 그 두 번째 요인인데, 개인이 제어가 불가능한 외상상태(트라우마)를 경험하는 사람이 해당됩니다. 예를 들면, 가족의 사별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사는 것이 무의미하고 죽는 것 보다 사는 것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청년들의 빚, 도박 중독으로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채무, 연인의 자살,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전염병으로 생명을 잃게 되는 사회적 상황 등 이 두 요인은 자살을 펌프질하게 되고 이것을 경험하게 되는 사람은 꼼작 없이 자살이라는 올가미에 묶여버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 자살심리 3가지(사회적 고립/ 존재감 상실/ 고통에 대한 내성)가 얹혀 지게 되면 꼼작 없이 우리의 뇌는 자기 보호의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고독과 고립, 스스로를 짐이고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존재로서의 상실, 그리고 상습적으로 당해왔던 고통의 경험으로 아픔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져버려 고통과 죽음에 무감각해져 버린 상태. 이렇게 5가지 원인이 사람을 잠식해 버리게 되는 순간 그 사람은 속수무책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사후 심리부검을 통하여 확인된 실제 사례

너무나 가난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아르바이트와 과외 지도 등으로 학업을 스스로 마치고 겨우 간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 29세 간호사,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력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던 중 결혼을 약속 했던 남자친구의 연이어지는 사업 실패로 대출과 빚을 내어 남자 친구를 돕는 과정에서 남자 친구는 이별을 선언하고 잠적해 버리는 경험을 맞게 된 29세 간호사는 결국 자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해 버렸다. 1년 가까운 시간동안 남자친구의 빚을 대신 갚아갔던 이 여성은 우울증에 힘들어 했으며, 이미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액수가 되어버린 빚은 사는 의미를 지워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도 떠나가 버렸고 옆에는 아무도 없었고, 가족과 직장동료에게 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움에 더욱 위축되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성장과정에서 어려운 환경은 가정폭력도 빈번하였던 것 같고 가족 간의 유대는 이미 끊어진지 오랜 시간이 되어 있었던 상황.

1. 생물학적/
정신의학적 요인
2. 사회적/개인적
심리 요인
3. 존재감의 상실4. 사회적 고립5. 고통에 대한 내성
우울증 1년감당하기 힘든
대출과 빚
부끄럽고, 두려움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
어려운 가정환경
자살결정요인을 도식화 해 본 사례

자살의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교통사고가 나의 의지와 방어운전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어느 순간 자살이 나를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자살을 너무 특이하고 특별하게  다루기보다는 누구에게나 감당하게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암이나 교통사고와 비슷하다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 자살위기개입이란 자살결정요인 다섯 가지 중에 주변에서 다룰 수 있는 3. 존재감의 상실과 4. 사회적 고립이라는 요인을 줄여주고,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살의 개념부터 생각해 보면 자살은 자살 생각(suicide ideation), 자살시도(attempted suicide), 자살행위(suicide behavior)에 이르는 연속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되는 각각의 단계 모두가 자살위기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2024. 06. 서울시민의 자살 생각에 미치는 요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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